지난 2013년,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혁신기업 순위에 의외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바로 돈육 생산?가공 업체인 WH그룹(당시 솽후이인터내셔널)이었다. 중국 식품이라면 자국 국민도 불신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WH그룹은 미국 돈육생산업체인 스미스필드푸드를 인수해 첨단 육류 가공 기술을 도입, 품질과 신뢰를 한 번에 잡았다. 지난해 WH그룹의 연 매출은 약 223억7,900만 달러(24조1,400억 원). WH그룹 완롱 회장의 연봉은 2억9,100만 달러(3,159억 원)에 달한다.
고교 중퇴한 냉동창고 직원, 중국 최고의 ‘돼지왕’
완롱 회장은 소위 ‘금수저’ 출신이 아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뤄허 냉동창고(현 WH그룹의 전신) 말단 직원으로 입사했다. 1984년 회사의 실질적 책임자인 공장장으로 승진하자 그의 능력이 비로소 빛을 발했다. 당시 회사는 중국 허난성에 있는 육가공업체 중 항상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는 자리에 안주하던 부공장장들을 앞장서 교체하고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 실적을 흑자로 전환했다.
완 회장은 정부가 설정한 계획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돼지를 사들였다. 그가 돼지를 높은 가격에 매입한다는 소문이 돌자 허난성의 돼지 농장들이 모두 몰려들어 안정적으로 돼지 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이후 완롱 회장에게 붙은 별명은 ‘중국 최고의 도살업자’이다. 그는 허난성을 넘어서 전국으로 도축 영역을 확대했다.
“나는 돼지를 잡고 파는 사람”
그는 자신의 별명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를 “돼지를 잡고 파는 사람”으로 자칭하면서 일에 몰두했다. 그의 뚝심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허난성 서기를 맡고 있을 당시의 일이다. 완 회장은 회사를 방문한 리 총리에게 허난성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공산당이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중국 사회에서 이 같은 직언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여러 조치를 과감하게 설명하는 완 회장에게 감명받은 리 총리는 그 자리에서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
투명한 과정 공개로 ‘클렌부테롤’ 위기 넘기다
성장을 거듭하던 WH그룹에도 위기는 있었다. WH그룹의 돼지고기 가공육이 시장에 유통되어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것. 원인은 중국 농가에서 돼지에게 먹인 ‘클렌부테롤’에 있었다. 클렌부테롤은 돼지의 살코기 비율을 높일 수 있어 암암리에 사용되었다. WH그룹은 클렌부테롤 돼지고기 공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3자에게 검사를 받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검사 결과를 공개해 소비자 신뢰를 되찾았다.
WH그룹의 성장사를 죽 지켜본 골드만삭스의 전 임원인 프레드 후는 “완 회장은 동년배들과 다르게 품질 관리와 브랜드 구축에 집중한다.”라고 말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수요처이고, 생산국이고, 최대 수입국이다. 돼지고기 도축, 유통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WH가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 기대된다.
출처: http://www.1234way.com/sub02/sub02_view.html?number=2180&Ncode=webzine